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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창] 1. 바빌론의 탑

by seolma 2021.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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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창의 단편집_1 바빌론의 탑

 

  마르두크의 지구라트

 

  지구라트
 : 지구라트(Ziggurat)는 햇볕에 말려 만든 벽돌이나 구워 만든 벽돌로 만들어진 메소포타미아나 엘람 도시의 주신에 바쳐진 성탑(聖塔)이다.

 

  1. 처음에 세상에는 언어가 하나뿐이어서, 모두가 같은 말을 썼다.
  2. 사람들이 동쪽에서 이동하여 오다가, 시날 땅 한 들판에 이르러서, 거기에 자리를 잡았다.
  3.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자, 벽돌을 빚어서, 단단히 구워내자.” 사람들은 돌 대신에 벽돌을 쓰고, 흙 대신에 역청을 썼다.
  4. 그들은 또 말하였다. “자, 도시를 세우고, 그 안에 탑을 쌓고서, 탑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의 이름을 날리고, 온 땅 위에 흩어지지 않게 하자.”
  5. 야훼는, 사람들이 짓고 있는 도시와 탑을 보려고 내려오셨다.
  6. 야훼가 말씀하셨다. “보아라, 만일 사람들이 같은 말을 쓰는 한 백성으로서, 이렇게 이런 일을 하기 시작하였으니, 이제 그들은,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7. 자, 우리가 내려가서, 그들이 거기에서 하는 말을 뒤섞어서, 그들이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자.”
  8. 야훼가 거기에서 그들을 온 땅으로 흩으셨다. 그래서 그들은 도시 세우는 일을 그만두었다.
  9. 야훼가 거기에서 온 세상의 말을 뒤섞으셨다고 하여, 사람들은 그 곳의 이름을 바벨이라고 한다. 야훼께서 거기에서 사람들을 온 땅에 흩으셨다. 

[창세기 11장 1~9절]

 


  바빌론의 탑은 성경에 나오는 탑으로, 인간의 오만과 신의 천벌을 의미하는 탑이다. 하늘의 천장, 야훼의 세계에 가까워지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탑을 쌓던 인간들은 신의 분노로 인해 탑이 무너질 뿐 아니라, 이전까지는 하나였던 언어가 여러 갈래로 나누어지는 벌을 받게 되었다. 따라서 인간들은 이전처럼 하나로 모일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테드창의 단편인 '바빌론의 탑'은 성경의 내용과는 조금 다르다. 땅에 눕혀놓아도 끝에서 끝까지 가는데 이틀. 수레를 끌고 올라가는데는 넉 달이나 걸리는 높은 탑. 바빌론인들은 탑을 거의 완성해가고 있었다. 정사각형 모양의 지구라트 형태인 탑은 올라가는 것과 내려오는 것 두 가지 경사로가 있는 하나의 왕국이었다. 대부분의 인부들은 탑에서 살았다. 그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바빌론의 땅을 밟아본 적도 없었다.

  힐라룸은 탑에 필요한 돌을 조달하기 위해 엘람에서 온 광부였다. 바빌론에는 온 지역의 사람들과 재료들이 모였다. 이집트인들은 화강암을 쪼개는 기술을 가지고 탑에 올랐다. 그들 모두가 하늘의 천장에 닿아 야훼의 세계를 엿보기 위해 모이는 것이었다. 힐라룸은 두려움을 품고 탑에 오른다. 탑의 인부들은 신이 허락하지 않았더라면 이미 탑이 무너졌을 것이라 말하지만, 힐라룸은 천장에 가까워질수록 이것이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이라는 공포를 느낀다. 마침내 도착한 하늘의 천장은 땅의 바닥과 마찬가지로 딱딱했다. 힐라룸이 자신을 땅으로 끌어내리는 자연스러운 힘에 의문을 느낄 만큼. 

 

그들은 이토록 많은 것을 볼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신에게 감사했고, 그 이상을 보고 싶다는 자신들의 욕망을 용서해달라고 빌었다. 

 

 

 

  바빌론의 탑은 그다지 길지 않은 단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거대한 장편소설을 보는 듯이 이입하게 된다.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결코 짧지 않고, 우리는 단순히 문장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단어의 뜻과 이야기의 이면을 상상하게 된다. 장장 몇 세기 동안이나 탑을 지었을 바빌론의 사람들, 그 탑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과 탑에 처음 올라가는 엘람의 광부들, 선진의 기술을 가진 이집트인들이 탑에 올라 탑이 어떻게 더 견고해지고 그들이 어떻게 탑의 천장을 뚫을 생각을 했는지. 사실 초반부에는 이 책이 역사책인지, 성경인지, 아니면 SF인지가 궁금했다. 롯데타워도 500m인데 어떻게 걸어서 이틀이 걸리는 높이를 고대에 세울 수 있는 건지. 하지만 마침내 그들이 견고하고 단단한 세상의 천장에 도달했을 때, 이 책이 공상과학 소설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들은 마치 화강암을 쪼개듯 하늘의 천장을 쪼개었다. 불을 지피고, 나무를 꽃고 물에 불려 틈을 넓혔다. 과거 대홍수의 난에 하늘에서도 역시 물이 쏟아져내려왔었으므로, 그들은 자칫 수문을 잘못 건드려 탑과 바빌론이 물에 잠길 것을 걱정하여 갖가지 안전장치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파고 올라간 세상의 천장의 상층부에서, 힐라룸은 지구상의 어떤 사람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된다. 

 

 

  테드 창의 상상력은 마치 베르나르 베르베르 같지만, 그보다 고요하게 파괴적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이 프랑스의 예술과 가교가 있다면, 테드 창의 상상력은 무서울 만큼 효율적이고 상징적이다. 그는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는다. 이해는 모두 독자의 몫이 된다. 

 

 

 


 

 

이 뒤에서부터는 테드 창의 단편 소설 바빌론의 탑의 뒷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 책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테드창의 소설 '바빌론의 탑'의 세계는 이런 모양이다.

   다른 몇몇의 광부들과 천장을 파던 힐라룸은 위에서부터 터져 내려오는 물살을 만난다. 거센 물살에 허겁지겁 도망쳐 터널을 빠져나오려 하지만, 이미 물이 터져나온 것을 알게 된 이들은 힐라룸이 있는 터널의 문을 닫아버렸다. 결국 선택지가 없어진 힐라룸은 터널의 위로 향한다.

  힐라룸이 하늘의 끝에서 본 것은 빛이었다. 그 빛을 따라 힐라룸은 물살을 헤치고 올라간다. 그 빛의 끝에서 그가 만난 것은 넓은 사막이었다. 인간 세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사막. 마침 그곳을 지나던 상단이 힐라룸의 질문에 답을 해준다. 이곳은 바빌론 근처의 사막이라고. 탑을 올라 세계의 천장을 뚫고 나온 힐라룸이, 지상의 사막으로 나온 것이다. 

 

어떤 이유에선가 하늘의 천장은 대지 아래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 두 장소는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마치 서로 맞닿아 있는 듯했다. 

 

  세계가 원통형인 것이다. 점토판의 양 끝의 두 점이 천상과 지상이 아니라, 천상과 지상은 결국 하나로 이어진 원통형의 표면이다. 따라서 세계의 하늘은 결국 지상의 땅의 아래와 만난다. 힐라룸은 깨닫는다. 인간은 결코 신에 대해 이미 아는 것 이상을 알 수 없고,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야훼를 이해할 수 없으리란 것을. 다만 이 모든 노력을 통해 더더욱 신을 경배하게 되리란 사실을. 

 

이렇게 하여 인간은 자신의 위치를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다음 단편집_2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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