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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음악/뮤직비디오 해석

[걸어-몬스타엑스] 뮤직비디오 해석 The Clan part.1

by seolma 2020.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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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wNxPGbk-gwA

 

  우연히 '걸어' 뮤직비디오를 보게 됐는데, 영상이 외국 영화같은 느낌이 물씬 나면서 되게 스토리가 궁금해지더라고요. 이리저리 찾아보니까 이게 더 클랜이라는 하나의 스토리를 삼부작으로 나눈 것 중 첫번째라고 해서, 이 영상 하나만으로는 제대로 된 해석이 되지 않을 것 같아 나머지도 찾아봤습니다. 

  아이돌 기획사들이 세계관을 아이돌과 접목시키는지 여전히 좀 궁금한데, 그냥 뮤비보고 노래 듣는 거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돈과 정성을 들인 볼거리들이 늘어난다는 점에선 좋은 것 같네요. 방탄소년단의 화양연화 시리즈도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그건 정말 아련하고 슬프고 현실적인 느낌이었다면, 이건 좀 더 블록버스터 영화스럽고 SF느낌이 나서 개인적으로는 더 영화같은 느낌이 듭니다. 

  제 해석은 결코 정답이 아니며, 개인적이고도 주관적인 해석임을 강조드립니다. 

 

  뮤비 해석을 바로 보고싶으신 분은 스크롤을 마지막으로 내리시면 됩니다. 

 

 

 

 

The Clan

-part 1. Lost-

 

 

 

 

  영상은 하얀 전투복 혹은 넝마 같은 것을 입은 멤버들이 희뿌연 공간을 헤치고 걸어가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흰 먼지가 날리는 공간은 쇠파이프가 간신히 지탱하고 있는 폐허입니다. 

푸른 꽃을 입에 넣는 형원

  그리고 다리 밑에 쓰러져 누운 형원에게, 민혁이 푸른 꽃을 들이밉니다. 간신히 눈을 뜬 형원이 입을 벌려 꽃을 삼키고, 화면이 암전 되더니 푸른색으로 깜박거리는 Mosrta X라는 글씨가 보이네요.

 

  검은색 X자가 쳐진 깃발 아래, 아까와 같은 하얀 옷을 입은 멤버들이 달립니다. 깃발은 보통 전쟁을 하며 세우는 걸텐데, 멤버들은 도망치는 것처럼 보입니다. 달리는 멤버들의 끝에 The Clan이라는 글자가 나옵니다. 

  *클랜의 사전적 의미는 같은 뿌리에서 나온 혈연 공동체라고 하네요. 뮤직비디오 속 멤버들이 혈연인 것 같진 않고, 여기서의 클랜은 그렇다면 운명 공동체 같은 느낌으로 쓰인 단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채도가 낮은 영상 속 7명이 멤버들이 등장합니다. 마치 90년대 서울의 골목 같은 곳에서, 멤버들은 서로를 껴안고 투닥거리며 웃습니다. 온통 넝마같은 티셔츠를 입은 멤버들 속 모자와 반듯한 옷을 입은 주헌이 가장 멀끔해보이네요. 

  곧이어 등장하는 로고.

  푸른 바탕의 로고가 불에 타고 있네요.  

 

  이후 등장하는 검은 군복의 사람들. 들고 있는 총으로 장사를 하고 있는 흰 옷의 마을 사람들을 위협하는 듯 보입니다. 

 

  멤버(셔누와 주헌과 형원)들이 다가가 반항적으로 그들의 앞을 막아섭니다. 총구를 머리에 갖다대며 웃는 주헌과 푸른 꽃을 군인의 가슴이 꽃는 형원이 대비되는 동시에 비슷해보입니다. 

 

  이후 굴다리 밑에서 모여 시시덕대는 멤버들에게 다가오는 중년의 남자들. 아까 장사를 하던 흰 옷의 남성들과 달리 검은 옷차림입니다. 멤버들 중에서는 형원과 주헌이 검은 옷, 셔누와 아이엠이 흰 옷, 원호와 기현은 회색 옷, 그리고 민혁은, 회색으로 보이나 푸른색 옷이네요. 

  이들은 자세히 보면 하얀 십자가가 그려진 책을 들고 있습니다. 

  형원에게 다가가 형원을 때리는 남성. 아까 군인들을 막았기 때문일까요? 비하인드에도 나오지만, 형원의 아버지입니다. 친구들 앞에서 맞은 것이 부끄러워 입술을 깨무는 형원과 그를 지켜보는 민혁. 형원과 민혁은 유독 돈독해보입니다. 

  이후 장면에서 민혁은 형원이 쓰고 있는 복면을 열어 심하게 다친 형원의 얼굴을 확인합니다. 화가 난 듯 방을 나가는 민혁과 그를 바라보는 형원. 

  다음 장면에서 아픈 할아버지의 곁에 누워있는 셔누. 손에 흰 복면을 들고 있네요. 이후 골목에서 주헌과 만나는 셔누. 주헌은 몰래 가방을 건넵니다. 가방 안에 들어 있는 건, 총이네요. 

 

 

  장면이 확 전환됩니다. 나오는건 푸른 배경에 우뚝 서 있는 주헌과, 그 밑에 무언가에 취한듯 보이는 멤버들.

 

  주헌을 향해 손을 뻗는 멤버들. 이유는 뒤에 나옵니다. 

 

  그들이 마신 건 아마 이 푸른 꽃을 달여 만든 액체로 보입니다. 꽃의 색이 그대로 우러나온 푸른빛이네요. 기현은 아이엠에게 얼굴칠을 해주고, 형원과 민혁은 이마를 맞댑니다. 

 

  곧이은 장면에서 비장한 듯 걷는 민혁. 뒤로 원호와 아이엠이 따릅니다. 민혁은 기름이 든 통을 들고 있습니다. 장면이 바뀌면 복면을 쓴 모습으로 바뀌는 원호와 아이엠. 민혁은 맨 얼굴 그대로입니다. 

  돈이 든 가방을 훔쳐 달아나는 셔누와 주헌. 흰옷을 입은 아저씨의 가게에서 총을 겨누고 돈을 훔쳐왔네요. 

 

  푸른 약을 마시는 멤버들을 향해 중얼거리며 손을 뻗는 주헌. 주술사 같은 모습이네요. 이번에는 기현과 아이엠이 이마를 맞대는 모습이 나옵니다.

 

푸른 꽃

  

 

  십자가가 그려진 집이 불탑니다. 민혁과 그 일행이 불을 지른 모양입니다. 카메라 앵글이 십자가를 교묘하게 비틀어 잡아, 십자가가 마치 엑스자처럼 보이네요. 

 

  돈을 들고 병원에 왔지만 이미 할아버지는 죽었습니다. 파란 꽃을 올려두는 셔누. 아픈 할아버지에게 부케가 아니라 꽃을 줄기로 들고 온 이유가 뭘까요? 관상용이 아니라면, 달여 마시기 위해?

 

  불타는 집을 바라보는 민혁, 원호, 아이엠과 할아버지의 침대 위에서 불타는 돈을 바라보는 셔누의 뒷모습. 뮤직비디오 속 동시에 진행되는 두 갈래의 이야기에서 멤버들이 겪는 상실이 결국은 같은 의미임을 나타내는 듯합니다. 

 

  목발을 짚고 걷는 기현이 등장합니다. 뒷 부분에서 더 정확하게 보이지만 기현의 한 쪽 다리는 의수입니다. 

 

  힘겹게 걷는 기현과 불을 바라보며 미묘한 표정을 짓는 원호, 라이터를 들고 우는 셔누가 차례로 등장합니다. 멤버들은 지금 모두 요동치는 감정선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등장하는 장면. 욕조 안에서 목숨을 끊은 듯한 형원과 그를 지켜보는 민혁입니다. 치닫던 연출이 이곳에서 한 번 끊어집니다. 

 

  다시 등장하는 비현실적인 세계. 흰 옷을 입고 총을 든 멤버들이 무언가로부터 도망치고 있습니다. 주헌이 멤버들의 등을 밀어줍니다. 

 

  이어서 등장하는 세 장면은 나란히 열거됩니다. 

  욕조에 파란 약을 붓는 민혁과

  그 약을 들이키는 셔누와

  달려가는 기현이 보입니다.

 

  절정으로 치닫던 감정선의 끝에, 마침내 멤버들은 어떠한 방향으로 전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욕조에 나란히 들어가 누운 민혁과 형원. 형원의 손이 움직입니다.

 

  이어서 멤버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모습이 나옵니다. 배경과 분장을 보아하니 파란약을 마시던 순간의 모습인 듯 합니다. 멤버들은 눈을 감은 모습과 눈을 뜬 모습, 둘로 나뉩니다. 눈을 감은 멤버는 민혁과 형원과 셔누, 눈을 뜬 멤버는 원호와 아이엠과 기현, 주헌입니다. 주헌의 얼굴은 누군가의 눈으로 보는 것처럼 유독 흐리고, 또 굴절되어 있습니다. 

 

  다시 비현실적인 세계. 숲에서 드디어 무언가를 찾았다는 듯 멤버들의 얼굴이 환해집니다. 그리고 보이는 건, 푸른색의 심장이네요. 민혁-원호-주헌-셔누-기현-아이엠-형원의 순으로 카메라가 얼굴을 훑습니다. 

  심장은 정확히 말하자면 본디 붉은 피가 흘렀던 곳이 푸른색으로 오염이 된 것처럼 이상한 빛깔입니다. 이건 누군가의 심장인 걸까요? 멤버들 중 하나일까요? 

 


1

 '걸어' 뮤직비디오의 장면을 대략적으로 설명드렸는데요, 주목해야할 점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뮤직비디오가 보여주는 그대로의 것들, 가령 민혁과 형원의 관계, 푸른 꽃과 약, 멤버들의 상실입니다. '걸어'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은 꽃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푸른 꽃은 지겹도록 등장합니다. 확인할 수 있었던 건 비현실적인 세계에서 민혁이 쓰러진 형원을 살리기 위해 푸른 꽃을 먹였다는 점과, 푸른 꽃을 달여 만든 물을 먹고 환각을 겪었다는 점과, 죽은 형원에게 푸른 약을 떨어뜨리고 민혁이 들어가자 민혁 대신 형원이 살아났다는 점이 있겠습니다. 이 푸른 물약의 정확한 정체는 알 수 없지만, 멤버들의 의지를 보여주는데 중요합니다. 이는 상실을 겪은 멤버들이 다음의 행동을 결정하는데 쓰이면서, 멤버들의 결심, 즉 상실을 극복해내겠다는 의지와 맞물리게 됩니다. 

 

  두 번째는 숨어있는 요소들입니다. 가령 역할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원호와 아이엠, 계속해서 등장하나 다른 멤버들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주헌, 그리고 푸른 색으로 보이나 사실은 푸른 색이 아닌 색깔들.

  원호와 아이엠의 정확한 역할은 '걸어' 뮤직비디오 속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둘은 왜인지 민혁을 돕지만, 제대로 된 이유는 나오지 않습니다. 원호는 불에 타는 집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바라보지만, 마찬가지로 그 이유는 이번 영상에서는 알 수 없습니다. 삼부작을 모두 해석하면 알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주헌은 다른 멤버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주헌의 남다름은 멀끔한 복색과 모자에서부터, 단체 환각 씬에서 홀로 우뚝 선 모습으로 명확하게 드러나죠. 주헌은 총을 구해 셔누에게 전해줄 만큼 정보력과 재력이 있지만,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줄 만큼의 성숙은 하지 못했습니다. 그 어리숙함으로 인해 결국 형원이 죽고 셔누의 할아버지를 살리지 못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죠. 남은 건 범죄 기록과 상실한 멤버들입니다. 

 

  이 뮤직비디오에서 색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거의 흑백으로 그려지는 뮤직비디오 속, 제대로 된 색깔은 푸른색과 푸른 약을 먹고 환각을 겪는 장면에서 얼굴에서 칠한 색 정도입니다. 

  중요한 색을 세 가지로 추릴 수 있겠네요. 푸른색, 붉은색, 그리고 그 둘이 섞인 보라색입니다. 

  은 푸른색입니다.

  하지만 뮤직비디오 초반에 등장하는 컨셉컬러는 완전한 파랑이 아닙니다. 청보라에 가까운 색깔입니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누구의 것일지 모르는 심장 역시, 완전한 푸른색이 아닙니다.

  우리 몸에서 가장 붉은색이 무엇인지는 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심장에서 뿜어져 나와 온 몸을 순환하는, 혈액입니다. 

  그리고 뮤직비디오에서 너무 간단하게 나와 눈치채지 못한 색이 더 있죠, 바로 검은색흰색입니다. 이 상징은 아주 단순하게 흑을 악, 백을 선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노골적으로 표현되었습니다. 가령 그 전에는 다양한 색의 옷으로 표현되던 멤버들이 단체로 푸른약을 먹는 장면에서는 모두 검은 옷을 입었고, 마을에 나타난 군인들은 검은색, 도망가는 멤버들은 흰색 옷과 총을 든 것처럼요.
  흰 복면도 계속해서 등장합니다. 흰 복면이 처음에 유달리 눈에 거슬렸는데, 생각해보니 범죄를 저지를 때는 보통 검은 복면을 쓰기 마련이더라고요. 하지만 흰 군복을 입는 클랜 답게, 멤버들은 복면도 흰색을 착용합니다. 색이 하얗다보니 붕대같기도 하네요. 

  뮤직비디오 초반 부분에 형원과 주헌이 검은 옷을 입고 있다고 설명 드렸는데, 이 둘은 멤버들을 상실로 이끄는 이들입니다. 형원은 외로운 민혁에게서 유일한 친구인 자신을 빼앗았고, 주헌은 셔누에게 총을 건네어 할아버지의 임종을 지킬 수 있는 시간을 빼앗았습니다. 둘의 행동이 고의적이건 그렇지 않건 간에, 둘로 인해 멤버들은 상실을 겪습니다.
  민혁의 옷이 푸른색인건 멤버들 중 유일하게 상실을 극복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대가로 치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정확한 추측인지는 모르겠네요.

 

 

2

  The Clan의 첫번째 파트의 제목인 'LOST'에 대해, 멤버들이 직접 주제를 상실이라고 말한 영상을 봤습니다. 다음은 앨범 설명에 적힌 내용입니다. 

타이틀곡 “걸어(ALL IN)”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전쟁으로 황폐화된 사회, 상처받은 소년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세상과 마주한다. 가난과 외로움, 장애와 열등감, 폭력 등 벼랑 끝에 내몰린 ‘겁없는 녀석들’은 밟히면서 더욱 강해진다. 아픔을 통한 성숙, 오히려 그 안에서 순수함을 되찾는다는 역설적인 얘기다. 몬스타엑스의 3번째 미니앨범 ‘더 클랜 2.5 파트.1 로스트(THE CLAN 2.5 Part.1 LOST)’는 이러한 낯설지 않은 세상의 단면, 결정적 한 장면에서 출발한 음반이다. 세상을 조금 더 새롭게 바꾸고 싶은 열망, 20대 청춘의 내면에 담긴 이야기, 아픔을 통해 완성되는 젊음의 또 다른 기억을 꺼내고자 한다. 몬스타엑스가 그들만의 세계로 초대한다.

  가난과 외로움, 장애와 열등감, 폭력이라는 다섯 가지 상실이 등장했습니다. 가난은 셔누, 장애는 기현, 폭력은 형원, 외로움과 열등감은 확실치 않지만 외로움은 민혁으로 추측해볼 수 있겠습니다. 원호와 주헌과 아이엠의 상실은 '걸어'에서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주헌은 셔누를, 아이엠과 원호는 민혁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픔을 통한 성숙 안에서 순수함을 되찾는다는 모순적인 문장이 등장했는데, 이는 다음 파트인 part 2. Guilty 뮤직비디오인 Fighter에서 다루는 내용입니다. 그건 다음에 다루도록 할게요.

 

 

3

  아무래도 삼부작인 이야기의 첫번째다보니, 이 영상만을 분석하는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상 자체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어 민혁과 형원의 관계를 주로 하여 분석해봤습니다. 

 

  민혁과 형원의 관계를 쉽게 사랑으로 해석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더라고요. 저는 사랑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뮤직비디오 속에서 민혁이 외로움을 상징한다는 걸 떠올려보면, 민혁에게 형원은 유일한 자기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게 어떤 사랑이든, 민혁은 형원을 아낍니다. 아버지가 곁에 없을 때의 형원은 총을 든 군인에게 다가가 꽃을 꽃아줄 정도로 천진한 모습이지만, 폭력으로 인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자책합니다. 그걸 눈치 챈 민혁이 형원의 아버지가 있는 건물에 불을 지르게 됩니다. 

  그 건물은 위에서 보셨다시피 흰 십자가가 칠해진 건물로, 형원의 아버지가 들고 있던 성경과도 비슷한 책의 문양과 동일합니다. 앨범 소개글에 20대 청춘이라는 단어가 담긴 것으로 보아, 몬스타엑스와 흰 십자가 단체와의 대립이 단순한 선악이라기보다는 기존의 질서에 반항하는 청춘의 모습으로 보이네요. 검은 총을 든 군인들이 사회에 존재하는 악하지만 익숙해진 규율이라고 한다면, 사회의 주 종교인 흰 십자가를 믿는 어른들은 그 규율에 순응한 기성인들이고, 음지에 숨어 푸른약을 마시며 이단적인 모습을 보이는 몬스타엑스는 그에 반항하는 청춘입니다. 몬스타엑스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합니다. 그들이 부조리한 이유로 상실을 겪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말입니다. 

  형원은 죽었습니다. 하지만 민혁은, 그리고 멤버들은 형원의 죽음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형원의 죽음은 부조리한 것이었고, 그들을 억압하는 사회의 그릇된 이들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멤버들은 형원을 되살리기 위해(멤버들이 빼앗긴 것들을 되찾기 위해) 푸른 약을 마십니다.

  추측이지만 이 푸른 꽃은 마을의 뒷산 같은 곳에서 자라는 꽃이 아닐까 싶습니다. 들꽃처럼 수수하게 생겼지만, 그 꽃의 힘을 아는 사람(주헌)의 손에서 엄청난 힘을 발휘하게 되죠. 주헌은 파트 1 안에서 의미심장한 존재입니다. 마치 모든 걸 알고 있는 것처럼 멤버들을 이끌고 주술을 행하지만, 인도자 그 외의 역할은 하지 않습니다. 마치 선택은 각자의 몫이라는 것처럼요. 

  푸른 꽃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뮤비 속에서 푸른 꽃 물약은 마치 영생의 물약, 다른 세계로 이어주는 통로처럼 등장하지만 아무도 그것이 선하고 옳은 길이라고는 말하지 않습니다. 정말 그 꽃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었다면 멤버들은 진즉 상실이 오기도 전에 그걸 피해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꽃을 구하기는 어렵지 않아보입니다. 마을사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꽃을 아무도 사용하지 않은 게, 간절하지 않아서였을까요? 다섯살 짜리 어린아이가 봐도 불법 마약파티처럼 보이는 단체 환각 장면이 시사하는게 그런 것이 아닐까요? 멤버들도 모두 검은 옷을 입었습니다. 현실, 그러니까 마을의 멤버들이 결정적인 상실을 겪고 나서야 결심한 듯 물약을 사용하는 모습도, 그 물약이 만들어내는 결과가 결코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마치 셔누가 총을 들고 돈을 구하러 간 것처럼, 민혁이 복수를 빌미로 불을 지른 것처럼 말입니다. 

  형원의 죽음과 같은 의미의 상실이 셔누의 할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기현의 장애입니다. 그들은 그 상실로 인해 분노하고, 그로 인해 행동하게 됩니다. 그 모습이 흰 군복을 입은 비현실적인 세계의 몬스타엑스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오랜 전쟁을 한 것처럼 보이는 그들은 이미 죽었기 때문에 비현실 세계 속에서도 쓰려져 있는 형원에게 푸른 꽃을 먹이고, 무언가를 찾아냅니다. 
  저는 이 무언가가 형원의 심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붉은 피가 흐르던 것이 민혁이 사용한 푸른 약으로 인해 파랗게 물들기 시작한, 형원의 심장.

  하지만 불완전한 푸른 꽃으로 살려낸 형원에게 아무런 부작용도 없을까요? 각자의 상실을 극복하기 위해 기꺼이 푸른 물약을 들이킨 멤버들이 치를 대가 또한 없을 리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세한 건 THE CLAN 삼부작을 모두 봐야 알 수 있겠지만요. 


 

  쓰다보니 생각보다 길어졌네요. 심지어 더 쓰라면 더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무섭기도 하고.. 

  영상 하나를 가지고 추측하기에는 방대한 세계관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클랜 영상을 더 보면서 더 확실한 해석이 나오기를 바라면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적이나 수정을 원하신다면 언제든지 댓글 남겨주시면 됩니다. 

 

  다음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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