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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 있다
백무산
생각이 아뜩해지는 날이 있다
노동에 지친 몸을 누이고서도
창에 달빛이 들어서인지
잠 못 들어 뒤척이노라니
이불 더듬듯이 살아온 날들 더듬노라니
달빛처럼 실체도 없이 아뜩해
살았던가
내가 살긴 살았던가
언젠가 아침 해 다시 못 볼 저녁에 누워
살아온 날들 계량이라도 할 건가
대차대조라도 할 건가
살았던가
내가 살긴 살았던가
삶이란 실체 없는 말잔치였던가
내 노동은 비를 피할 기왓장 하나도 못되고
말로 지은 집 흔적도 없고
삶이란 외로움에 쫓긴 나머지
자신의 빈 그림자 밟기
살았던가
내가 살긴 살았던가
애기메꽃
홍성란
한때 세상은
날 위해 도는 줄 알았지
날 위해 돌돌 감아오르는 줄 알았지
들길에
쪼그려 앉은 분홍치마 계집애
순간
문정희
찰랑이는 햇살처럼
사랑은
늘 곁에 있었지만
나는 그에게
날개를 달아주지 못했다
쳐다보면 숨이 막히는
어쩌지 못하는 순간처럼
그렇게 눈부시게 보내버리고
그리고
오래오래 그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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