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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우리는 경쟁하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 우리 종은 독재자가 되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237 적자생존, 약육강식. 네가 약하니까 진 거야, 강한 자가 이기는 거야. 신체적 우위는, 힘의 강함은, 극복할 수 없고 넘어설 수 없고 세지 않으면 뺏기는 게 당연한 거야. 남성 중심의 소설이나 웹툰, 영화에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사실'인 척 하던 거짓말들. 이 책은 끈질기고 느리게, 친인간적이고도 과학적으로, 그 모든 사실들을 반박한다. 우리는 전부 짓밟고 혼자 살아남으며 진화하지 않았다. 무리를 이루고, 무리 내의 협력과 친밀감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도록 진화했다. 그것이 우리의 생존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은 얼마나 많은 적을 정복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친구를 만들었느냐로 평가해야 함을. 그것이.. 2022. 10. 17.
[스노볼 드라이브-조예은] 지지부진하고 느리게 멸망하는 오늘의 세상에게 같은 작가의 단편집 https://in-mybookshelf.tistory.com/130 [트로피컬 나이트-조예은] 싱싱한 책 한 권 베어물기 이토록 촌스러운 제목과 이토록 미적인 표지. 둘 중 하나라도 모자랐다면 집어들지 않았을, 소설이라기보다는 다이소에서 파는 레트로 PVC 다이어리 같은 외관의 책이었다. 책에 싸구려라는 말 in-mybookshelf.tistory.com 동일한 작가의 단편집, '트로피컬 나이트'가 내게 실망을 안겨줬다면, 장편인 '스노볼 드라이브'는 또다시 기대를 하게 될 만큼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그다지 어렵지는 않지만 충분히 참신하고 흥미로운 소재, '녹지 않는 눈'으로 꽤나 재미있는 전개를 해 냈다. 누군가 지구를 통채로 박제해버릴 심산인 듯 했다. -스노볼 드라이브, 36p.. 2022. 10. 14.
[트로피컬 나이트-조예은] 싱싱한 책 한 권 베어물기 이토록 촌스러운 제목과 이토록 미적인 표지. 둘 중 하나라도 모자랐다면 집어들지 않았을, 소설이라기보다는 다이소에서 파는 레트로 PVC 다이어리 같은 외관의 책이었다. 책에 싸구려라는 말을 붙이니 모욕같지만, 어떤 예술들은 '싸구려' 감성을 내뿜고 그래서 좋은 것들이 있다. 그런 기대를 가지고 책을 폈다. 조예은이라는 신인 작가는 들어서 알고는 있었다. 소설 좋아한다는 각기 다른 두 친구가 추천한 책 두 권이 공교롭게도 조예은이었어서, 그 이름만큼은 무의식에 남아 있었다. '칵테일, 좀비, 러브'라는 제목이 어디 잊히기 쉬운 제목인가. 그 책은 몇 장 넘겨보고는 더 이상 읽지 않았다. 좀비물은 내가 사랑하는 장르다. 그러나 나는 개인의 일이 되어버린 좀비물은 좋아하지 않는다. 냄새나고 구질구질 하게 느껴.. 2022. 10. 10.
[제인 에어-샬럿 브론테] 양판 로맨스 소설의 원조 로판이 유행하는 요즘, 로판의 원조격인 소설인 제인 에어를 다시금 읽어봤다. 간략히 소개하자면 이 책은 제인 에어라는 고아 소녀가 구박받던 어린 시절과 불우한 기숙학교에서의 생활을 거쳐 로체스터라는 한 귀족 남성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말하면 흔한 로판 설정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제인 에어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미형과는 거리가 멀고 숭고한 인격이나 완벽한 해피엔딩 따위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르다. 제인 에어는 사랑받지 못할 외모와 성격으로 인해 자신의 유년기가 꼬였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삐쩍 마르고 얼굴은 창백해서, 사랑스럽거나 애교가 많은 성격은커녕 쉽게 울컥하는 기질을 가졌다. 고아로 친척 집에 맡겨졌으나 그곳의 어른들은 제인 에어를 결코 사랑하지 않.. 2022. 10. 7.
[시선으로부터-정세랑] 죽지 않았으니까 사는 것처럼 살아야지. 이 책을 아주 오래 보아오면서, 문득문득 보일 때마다, 다각으로 나뉘어진 푸른 원색과 프리즘의 오색빛같은 배경색과 시선이라는 제목에서, 이 책에서 말하는 시선이 무엇이길래 이리도 예쁘고 고운 빛을 낼까, 궁금했었다. 근 일 년 간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며 이곳저곳에서 책 제목을 마주할 때마다 '시선으로부터,'라니, 참 예쁜 말이다, 어떤 시각적 심상을 담은 책일까 생각했다. 시선이 사람 이름일 줄은 몰랐다. 정말로. 지난 세기 여성들의 마음엔 절벽의 풍경이 하나씩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최근에 더욱 하게 되었다. 십 년 전 세상을 뜬 할머니를 깨워, 날마다의 모멸감을 어떻게 견뎠느냐고 묻고 싶은 마음이었다. 어떻게 가슴이 터져 죽지 않고 일흔아홉까지 살 수 있었느냐고.(책 15장) "...한 사람에게 모든 .. 2022. 10. 3.
[Last Summer-Zara Larsson] 올 여름밤 들을 팝, 질긴 이별 노래 https://youtu.be/q7sS5Mg549Q 방탄소년단과 콜라보한 음악으로 국내에 알려졌던 자라 라슨의 노래를 가져왔습니다.(BTS WORLD OST part2-Brand New Day) 들어본 팝송 중 손에 꼽게 상쾌하고 좋았던 노래입니다. 앨범 커버도 노래와 굉장히 잘 어울리게 구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경쾌한 멜로디와 다르게 가사는 이별의 슬픔을 말하고 있는데, 특히 아직 원망이 남은 가까운 이별에 괴로워하며 상대방을 탓하는 가사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만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가사에 반복적으로 it이 나오는데, 대개는 지난 화자와 '그'와의 사랑, 혹은 이별을 지칭합니다. 알고 가사를 보시면 더 좋을 것 같네요. Sh-sh-sh-sh-sh-shake you off of me 내게서.. 2022. 6.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