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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워스] 흐르는 세월과 사랑하는 사람들

seolma 2020. 8. 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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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워스

 

 

사랑하는 여성들은 자신의 삶의 무게를 받아들인다_릴케

 

 

[디 아워스 등장인물]

버지니아 울프(니콜 키드먼)

클라리사 본(메릴 스트립)

로라 브라운(줄리앤 무어)

바네사 벨(미란다 리처드슨)

리차드 브라운(에드 해리스)

키티(토니 콜렛)

줄리아 본(클레어 데인스)

 

 

[영화 줄거리 및 감상]

이 영화는 세 여성에 대한 이야기다. 서로 다른 시간에 살지만 같은 무게의 세월임을 드러내는 하루로 영화는 이들 모두의 삶 전체를 전달한다. 1923년의 버지니아 울프(니콜 키드먼), 2001년의 클라리사 본(메릴 스트립), 1951년의 로라 브라운(줄리앤 무어) 이들은 모두 자신의 인생이 어디에 있는가를 고뇌한다. 지겨운 일상 속에서는 자신의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반복되는 일상과 위로조차 되지 않는 사랑 속에서 죽어간다.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닌 파티를 준비하면서, 케이크를 굽고 꽃을 사면서, 그들은 도대체 자신의 삶이 어디에 있는가를 끊임없이 궁금해한다.

  영화 속에서 이들은 자신의 곁에 존재하는 남편에게서 그 어떤 안식도 얻지 못한다. 그들의 사랑은 많이 공허하고, 자주 흔들린다. 결국 그들이 찾는 것은 비슷한 처지의 여성이다. 버지니아는 자신의 언니에게서, 로라는 친구 키티에게서, 클라리사는 샐리에게서 위로를 받고 또 위로를 건넨다. 비슷한 삶을 겪고 같은 감정을 경험한 이들만이 나눌 수 있는 위로인 것이다. 그들은 입을 맞추고, 포옹을 나누고, 함께 운다. 그들의 슬픔은 오직 그들만이 느낄 수 있을 만큼 은밀하고 깊지만, 결코 사소하게 잊어버릴 수 없는, 이미 삶과 동일시되어버린 어떤 것이다. 

  사랑의 부질없음, 그들은 제각기 다른 사랑 속에서 생기를 잃어간다. 영화는 그걸 절절히 드러낸다. 진정하지 않은 사랑은 상대방을 제 곁에 묶어두기는 커녕 이 세상에조차 붙들어 놓지 못한다고. 버지니아는 흐르는 세월을 닮은 강에 몸을 던진다. 리처드는 자신을 보살피는 클라리사의 앞에서 뛰어내린다. 로라는 자신의 가정을 무참히 버리고 도망친다. 이들은 모두 부질없는 사랑속에 죽어가는 자신을 참아내지 못했다. 

  사랑은 때로 아무것도 아니지만, 때로는 삶의 전부이다. 어쩌면 사랑만이 죽을 각오를 한 이를 말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디 아워스의 인물들은 다양한 이유로 삶에 지치고 진정하지 못한 사랑에 지쳐 떠난다. 어쩌면 그들에게 필요한 건 다름아닌 진정한 사랑이었을지도 모른다. 영화 속의 인물들은 존재의 가벼움에 괴로워하다 진정한 사랑을 찾아 떠난다. 얕은 사랑을 받으며 언제 자신이 죽어버릴까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을 찾아서, 스스로 삶에 자신을 묶어두기 위해. 지극히 수동적인 삶을 탈피하고, 그들은 주체적이고자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여성들의 삶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다.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훨씬 광범위하다. 인간 실존에 대한 고찰. 영화는 우리의 삶 자체를 질문한다. 너희의 삶의 의미는 어디에 있느냐고, 삶의 의미를 제대로 찾지 못하는 순간, 어쩌면 너는 흐르는 세월 속에 속절없이 휩쓸려버리고 말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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