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성찰적 시1 [자화상] 제목이 같은 시 5편 자화상 :자기가 그린 자기의 초상화 자화상 오세영 전신이 검은 까마귀, 까마귀는 까치와 다르다 마른 가지 끝에 높이 앉아 먼 설원을 굽어보는 저 형형한 눈, 고독한 이마 그리고 날카로운 부리. 얼어붙은 지상에는 그 어디에도 낟알 한 톨 보이지 않지만 그대 차라리 눈밭을 뒤지다 굶어죽을지언정 결코 까치처럼 인가人家의 안마당을 넘보진 않는다. 검을 테면 철저하게 검어라. 단 한 개의 깃털도 남기지 말고...... 겨울 되자 온 세상 수북이 눈을 내려 저마다 하얗게 하얗게 분장하지만 나는 빈 가지 끝에 홀로 앉아 말없이 먼 지평선을 응시하는 한 마리 검은 까마귀가 되리라. 자화상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 2020. 9.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