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책1 [아가미] 삶에 숨막혀 본 이만이 알 수 있는 아름다움 어쩌면 세상은 그 자체로 바닥없는 물이기도 하고 살다가 보면 가끔 앞날이 없는 것처럼 막막하고 불행한 순간들이 찾아온다. 꼽아보면 세상 어디든 흔히 있는 일이었고, 그것이 한 사람에게 연쇄적으로 닥쳐오는 일도 그리 드물지 않았으며 한 가지 불행은 철저하게 다른 연속된 고통의 원인이나 빌미가 되기 마련이었다. 대개 그런 일들은 또 다른 불행을 불러들이며, 그렇게 불행하진 인간은 때로 다시 일어설 힘을 잃는다. 아이의 아버지가 그런 사람이었다. 삶에 치이고 쫓겨 마침내 가장자리까지 밀려난 아이의 아버지는 모든 힘을 잃고 수증기 가득한 밤 호수에 빠져버리고 만다. 자신이 없다면 어떤 미래도 없을 아이도 함께 안은 채. 하지만 아이는 아버지의 절망보다 간절하게 살고 싶었던 모양인지 운 좋게 한 노인과 손자에게 .. 2020. 7.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