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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하이머] 당신이 실로 스스로의 자만심만큼 엄청난 사람이기 때문에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 우리는 모두 스스로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믿는다. 적어도 십대 때까지는 그렇게 믿으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성적표를 받고, 사회에 나오고, 남들이 이뤄놓은 성과와 이루는 성과를 보면서 깨닫는다. 우리는 실로 별볼일 없고, 남들과 별반 다르지 않고, 저들보다 훨씬 뒤떨어지는 존재들이라는 걸. 그러나 J.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그 사실에서 벗어난 존재다. 그는 당대의 천재였고, 역사에 남을 만한 두뇌와 실행력을 가졌다.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주어진 것들을 최대한으로 이용하여 최대의 성과를 냈다. 자신의 자만심만큼 대단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건 어떤 일일까? 쉬이 상상이 가지 않으면서도, 어쩌면 모두가 내밀히 욕망하고 있는 일일 것이다. 이 영화의 주제가 '현실에의 .. 2024. 4. 20.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후기/해석]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정답이 아니라 오답이다. 2013년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 말을 번복할 정도로 대단한 이번 개봉작. 최고치에 달한 기대치와 호응에 비해 난해하고 불친절하다는 평을 많이 받는듯 하다. 개봉 이틀 차에 극장으로 달려가 보고 온 후기 및 해석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먼저 영화의 작화와 연출 부분에서는 크게 흠 잡을 부분이 없다. 지브리 영화를 좋아하던 팬들이라면 이미 예고편에서부터 많은 데자뷰를 느꼈을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도 장면 장면마다 미야자키 감독의 전작들이 떠오른다. 몽글몽글한 그림체와 색감은 많은 부분 비슷하나, 사실 이 영화는 센과 치히로나 포뇨와는 결이 다르다고 평가받는 붉은 돼지나 나우시카 같은 작품보다도 비정한 편이다. 작품의 배경은 1930년대의 2차 세계대전이 .. 2023. 10. 27.
[헤어질 결심/인물/후기/해석] 서래의 푸른 사랑에 대해 영화는 많지만 오래 남을 영화는 별로 없다고 느끼는 요즘, 뒤늦게 우연히, 헤어질 결심을 봤다. 근래 본 영화 중 가장 인상깊고 좋았다고 느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들 그렇게 느낀 것을, 너무 늦게 봐서 올리는 것도 무의미하지만 기록용으로나마 쓴다. 영화의 전개 한 형사가 의문에 싸인 한 남성의 사망 사건을 파헤치며 벌어지는 일들을 박찬욱 감독만의 미학으로 풀어낸 영화다. 개인적으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속 인물들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장면들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도 역시 마찬가지다. 등장인물들이 '초록색'이라고 부르는 그 미묘한 푸른빛은 영화가 끝나고도 문득문득 떠오른다. 영화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부산에서 벌어지는 첫 번째 살인 사건과, 이포라는 가상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두 번째.. 2023. 2. 4.
[어느 독재자] 잘 만든 한 편의 우화/혁명의 방향성 이 영화는 시작부터 묘한 느낌을 준다. 다큐멘터리도, 판타지도, 시대극도 아니고, 다만 한 편의 우화 책을 펼친 것 같다. 결코 밝지 않은 이야기와 결말을 가진 이야기를 애써 먼 거리에서 설명하느라 읽는 이들에게 안타까움과 절망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몇몇 책들(행복한 왕자, 왕자와 거지, 장미와 새 등)이 떠오른다. 보는 이로 하여금 저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 속에서 깊이 몰입하고, 그리하여 상처받도록 하는 영화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말 한 마디로 이 도시의 불을 모두 끌 수 있단다." "불을 모두 꺼라." 그러자 불이 모두 꺼졌다. -영화의 첫 장면 줄거리는 한 문단으로도 풀어 쓸 수 있을 만큼 간단하다. 'unknown' 나라의 독재자로 군림하던 대통령과 그의 손자가 하루아침에 벌어진 혁.. 2022. 3. 18.
[넷플릭스 퀸스갬빗] 인생을 게임처럼, 아니 게임을 인생처럼! 재밌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정확히 어떤 내용일지는 전혀 예상을 하지 못하고 봤었다. 한 편 한 편이 재미있고, 결말의 카타르시스도 꽤 큰 드라마다. 넷플릭스에서 뭘 볼지 고민하는 사람에게, 기꺼이 추천하고 싶다. 한국식 막장을 너무 많이 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의 장면 장면마다 쓸데없는 걱정을 너무 많이 하게 된다. 생각한것보다 베스 주변 사람들이 친절하다는 걸 여러분은 미리 알고 봤으면 좋겠다.. 마음을 너무 졸여서 다 보고 나면 진이 빠질 지경. 영화는 실제로 꽤나 빠른 편집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마음에 들었다. 다만 7편 안에 등장하는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 개개인의 스토리를 직접적이기보단 상징들을 통해 전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조금만 대충 보면 알아차리지 못할 부분들이.. 2021. 10. 23.
[혹성탈출1: 진화의 시작] 불행하게 태어났다고 불행하게 죽으리란 법은 혹성탈출-영화 시리즈 혹성탈출 (1968) 혹성탈출 지하도시의 음모 (1970) 혹성탈출: 제3의 인류 (1971) 혹성탈출: 노예들의 반란 (1972) 혹성탈출: 최후의 생존자 (1973) 혹성탈출 (2001)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2011)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2014) 혹성탈출: 종의 전쟁 (2017) [혹성탈출]은 1963년 출간된 프랑스 작가 피에르 불의 SF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제작된 영화로, 1968년 혹성탈출의 개봉으로 시작해, 혹성탈출:지하도시의 음모(1970), 혹성탈출:제 3의 인류(1971), 혹성탈출:노예들의반란(1972), 혹성탈출:최후의생존자(1973)으로 이어지는 혹성탈출 영화 시리즈로 제작되었습니다. 영화의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1968년작 혹성탈출은, 2001.. 2021. 5.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