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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oks, poems, cinema, songs
  • 일상이 메마르고 무디어 질 때 새로움의 포말로 무작정 달려올게
  • 누구나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시 모음4

[삶을 그린 시들] 허무함이 무너져버리면 피어나는 것은 그런 날 있다 백무산 생각이 아뜩해지는 날이 있다 노동에 지친 몸을 누이고서도 창에 달빛이 들어서인지 잠 못 들어 뒤척이노라니 이불 더듬듯이 살아온 날들 더듬노라니 달빛처럼 실체도 없이 아뜩해 살았던가 내가 살긴 살았던가 언젠가 아침 해 다시 못 볼 저녁에 누워 살아온 날들 계량이라도 할 건가 대차대조라도 할 건가 살았던가 내가 살긴 살았던가 삶이란 실체 없는 말잔치였던가 내 노동은 비를 피할 기왓장 하나도 못되고 말로 지은 집 흔적도 없고 삶이란 외로움에 쫓긴 나머지 자신의 빈 그림자 밟기 살았던가 내가 살긴 살았던가 애기메꽃 홍성란 한때 세상은 날 위해 도는 줄 알았지 날 위해 돌돌 감아오르는 줄 알았지 들길에 쪼그려 앉은 분홍치마 계집애 순간 문정희 찰랑이는 햇살처럼 사랑은 늘 곁에 있었지만 나는 .. 2021. 3. 2.
[바다시 모음] 보듬아주며 휘몰아치는 바다, 바다로 가자 바다가 그리워 존 메이스 필드 내 다시 바다로 가리 그 외로운 바다와 하늘로 가리 큼직한 배 한 척과 지향할 별 한 떨기 있으면 그뿐 박차고 가는 바퀴, 바람의 노래 흔들리는 흰 돛대와 물에 어린 회색 안개 동트는 새벽이면 그 뿐이니. 내 다시 바다로 가리 달리는 물결이 날 부르는 소리 거역하지 못할, 거칠고 맑은 부름 흰 구름 나부끼며 바람 부는 하루와 흩날리는 눈보라 휘날리는 거품과 울어대는 갈매기 있으면 그 뿐이니 내 다시 바다로 가리 정처없는 집시처럼 갈매기 날고 고래가 헤엄치는 칼날같은 바람 부는 바다로 친구 녀석들이 지껄이는 신나는 이야기와 오랜 일에 끝에 오는 기분 좋은 잠과 달콤한 꿈 있으면 그뿐이니 파도의 말 이해인 울고 싶어도 못 우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 줄게 마음 놓고 울어 줄.. 2020. 9. 23.
[사랑시 모음집2] 애달프고 또 애달프지만 이내 가고야 마는 in-mybookshelf.tistory.com/26 [삶/사랑 관련 시 모음] 사랑하며 사노라면 즐거운 편지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in-mybookshelf.tistory.com in-mybookshelf.tistory.com/41 [봉숭아 시] 터져나가는 붉은 약속에 대하여 봉숭아 이해인 한여름 내내 태양을 업고 너만 생각했다 이별도 간절한 기도임을 처음 알았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잊어야 할까 내가 너의 마음 진하게 물들일 수 있다면 네 혼에 불을 놓 in-mybookshelf.tistory.com 수몰지구 전윤호 자꾸 네게 흐르는 마음을 깨닫고 .. 2020. 9. 16.
[자화상] 제목이 같은 시 5편 자화상 :자기가 그린 자기의 초상화 자화상 오세영 전신이 검은 까마귀, 까마귀는 까치와 다르다 마른 가지 끝에 높이 앉아 먼 설원을 굽어보는 저 형형한 눈, 고독한 이마 그리고 날카로운 부리. 얼어붙은 지상에는 그 어디에도 낟알 한 톨 보이지 않지만 그대 차라리 눈밭을 뒤지다 굶어죽을지언정 결코 까치처럼 인가人家의 안마당을 넘보진 않는다. 검을 테면 철저하게 검어라. 단 한 개의 깃털도 남기지 말고...... 겨울 되자 온 세상 수북이 눈을 내려 저마다 하얗게 하얗게 분장하지만 나는 빈 가지 끝에 홀로 앉아 말없이 먼 지평선을 응시하는 한 마리 검은 까마귀가 되리라. 자화상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 2020. 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