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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이 메마르고 무디어 질 때 새로움의 포말로 무작정 달려올게
  • 누구나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슬픈 소설2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읽어본 책 중 가장 슬픈 책 이름이 없는 아이가 있다. 보통 이름이란 부모가 가장 정성 들여 짓는 것이다. 남들 다 있는 흔한 이름조차 제대로 없는 아이는 자신에게 사랑은커녕 폭력을 휘두르는 부모를 가짜라고 생각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렇게 열한 살짜리 아이는 가시가 돋치기 시작한다. 이 책은 이름이 없는 이 소녀가 홀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소녀는 늘 직설적이고 거침이 없지만, 솔직하진 못하다. 자신의 아픔과 슬픔을 그대로 직면했다가는 세상이 너무 원망스러워 혼자 죽어버릴까봐. 사랑받기만 해도 모자랄 시간들을 그냥 홀로 커버린 아이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사람과 수많은 일을 겪지만, 정작 단 한 번도 자신의 부모가 될 만한 사람은 찾지 못한다. 이 소녀만큼이나 책은 뾰족뾰족하다.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그 크고작은 가시에 .. 2021. 3. 24.
[바깥은 여름] 죽음 후에 남겨진 사람들 입동 / 007 & 노찬성과 에반 / 039 우리의 곁에는 언제나 죽음이 도사리고 있다. 그 죽음은 우리를, 우리 곁의 친구를, 연인을, 부모를, 자식을 노린다. 죽은 것의 곁에는 슬픔이 남는다. 그 슬픔은 언제나, 살아남은 이들의 몫이다. 죽음을 일순간에 찾아온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느닷없이, 거부할 수 없이 삽시간에. 평범한 공간과 삶은 일순간에 슬픔과 후회와 미련의 공간으로 변모한다. 가족의 죽음은 집을 그렇게 만든다. 가장 편안하게, 가장 많은 숨을 쉬는 공간은 그렇게 순식간에 고통스러운 공간이 된다. 김영하 작가가 그런 말을 했다. 집에는, 우리가 사는 공간에는 삶의 상처가 있다고. 어딘가 어렵게 도착한 기분. 중심은 아니나 그렇다고 원 바깥으로 밀려난 건 아니라는 안도가 한숨처럼 피로인 양 .. 2020. 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