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할 때1 [외로움/우울 관련 시 모음]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어떻게 사랑하는지도 모르고 와사등 김광균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려 있다. 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 긴-여름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 늘어선 고층(高層) 창백한 묘석(墓石)같이 황혼에 젖어 찬란한 야경(夜景) 무성한 잡초(雜草)인양 헝클어진 채 사념(思念)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물다. 피부(皮膚)의 바깥에 스미는 어둠 낯설은 거리의 아우성 소리 까닭도 없이 눈물겹고나.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 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悲哀)를 지니고 왔기에 길-게 늘인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 내 어디로 어떻게 가라는 슬픈 신호(信號)기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 와사등; 지난날의 가스등을 이르는 말. 1930년대에는 거리에 와사등이 켜 있었다. 차단-한; 차디차면서 빛나는. 차가운 밤길의 불빛을 시각.. 2020. 8.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