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이란 무엇인가? 미술에 대해 생각해보면 우리의 머릿속에는 다양한 이미지들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가령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에 그려진 천지창조라든가,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여러 조각상들,
아니면 하다못해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인 모나리자라도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표지마저도 예술적인 이 책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미술이 아니라고 말한다.
내가 이 작품은 미술이 아니었다고 말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2쪽)
미술이란 근대의 발명품이다. 근대 이전에는 미술이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근대 이전에 만들어진 그 모든 것들을 보면서 우리는 미술이란 이름을 붙이지만, 사실 그것들은 미술이 아니었다. 우리의 현재 문화에 의해 '차용'되어 미술로 변형된 것이다. 현재 우리의 미술이란 미술관에 전시되고, 수집가들이 구매하며, 대중매체 내에서 복제되는 그 무엇이다. 미술가가 미술작품을 창조한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가치를 갖지 못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결국 다양한 제도들에 의해 형성되고 정의된다. 제도는 사물들의 경계와 관행을 설정해 준다. 이는 액자틀이 그 안에 있는 것을 회화로 보이게 만들고, 좌대가 그 위에 있는 것을 조각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과 같다.(28쪽)
이 책은 위와 같이 우리가 그동안 당연시하던 것들이 모두 부서지고 깨질 수 있는 관념들 중 하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책을 읽어가며 우리는 지금 우리에게는 당연한 단어인 '미술'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현대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지, 현대미술이란 무엇이고 왜 그렇게까지 어려웠는지, 하지만 그것이 왜 미술인지를 미술사를 거치며 알게 된다.
또한 새로이 등장하게 된 대중매체가 순수 미술에 끼치는 영향과 그 두 가지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하는 모습 또한 보게 될 것이다. 그럼 당신은 더 이상 백화점에 전시된 물건들을 전과 같이 지나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 안에 숨어있는 현대미술의 역사가 절로 떠오르게 될 테니까.
미술이 무엇인지 한 번쯤 궁금했었고, 미술사를 어렵지 않으면서 확실하게 알려주는 책을 읽고 싶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은 당신이 이제껏 궁금했던 미술의 이름과 그 의미들을 알려줄 것이고, 그 내용은 아마 살아가며 쉽게 잊히지 않을 정도로 강렬하고 새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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