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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책

[모모] 서두르고 서둘러서 아낀 시간들은 어디로 갈까

by seolma 2020.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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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_미하일 엔데

in-mybookshelf.tistory.com/14

 

[모모] 책 속의 문장들: 모모와 베포

진정으로 귀를 기울여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줄 줄 아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모모는 어리석은 사람이 갑자기 아주 사려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끔 귀기울여 들을 줄 알았다.(23쪽) 마치 망가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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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모'의 주인공인 모모는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줄 줄 아는 사람이었다. 모모의 친구들-기기와 베포-은 그런 모모의 곁에서 누군가 자신의 말을 온 마음을 다해 들어주는 것의 기쁨을 배웠고,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아이들은 모모와 함께 한다면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게 노는 법을 익힐 수 있었고, 상상과 협력의 즐거움을 알아나갔다. 

 

  어느 날 도시에 나타난 회색 신사들은, 어떤 사람들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서서히 자신들의 영역을 넓혀 나갔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시간을 아껴 쓸 것을 요구했다. 친구와 기쁘게 이야기 나누는 시간, 가게에 찾아온 손님과 안부인사를 나누는 시간, 노인과 어린이를 사랑하며 그들에게 쏟는 시간, 사랑하는 이를 위해 꽃을 사러 가는 시간 전부가 당신의 인생에서 낭비되고 있는 시간이라고 말하며. 회색신사를 만난 이들은 곧 그들의 존재를 잊었지만, 그들이 주입한 생각은 잊지 않았다. 그들은 최선을 다해 서두르고, 서두르며 인생을 살아 나갔다. 

하지만 시간은 삶이며, 삶은 가슴 속에 깃들여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시간을 아끼면 아낄수록 가진 것이 점점 줄어들었다.

 

  사람들은 하루하루 충실히 자신들의 시간을 저장해 나갔다. 언젠가 자신들이 오늘 아낀 시간이 이자까지 붙어 커다랗게 불어난 채로, 그동안 바빴던 순간을 보상하듯 나에게 올 것이라고 믿으면서. 하지만 그들은 점점 삶에 재미를 잃어갔고, 가슴 속이 텅 빈 것 같은 공허함을 느끼며, 불만족스러운 삶을 이어 나갔다. 그런 날들이 반복되자 그들은 결국 지루하다는 느낌조차 잊었고, 결국 회색 신사와 같은 꼴이 되었다. 인생이 너무나도 지루해져서 견딜 수 없을 정도가 된 것이다.

 

모모는 미심쩍은 듯 물었다.
"그런 놀이가 재미있니?"
마리아가 자신없는 투로 말했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돼."
"그럼 뭐가 중요한데?"

"그게 우리 앞날에 유익한지 아닌지, 그게 중요한 거야."(293)

 

  책 속에서 모모는 마침내 회색신사들을 상대로 싸워 모든 사람들의 시간을 되찾는다. 모모 덕분에 사람들은 다시금 행복해지고, 그동안 아꼈던 시간들이 무의미하게 흩어지는 담배 연기처럼 사라졌음을 깨닫는다.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맺어진다. 

  하지만 의문은 남는다. 또 다시 회색 신사가 찾아온다면? 모모가 언제까지 그들과 싸워 이겨낼 수 있을까? 지친 모모가 늙어 죽거나 사라진다면?

 

  결국 나의 시간을 쥐고 있는 것은 나 자신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모모가 없을 수도 있다. 아무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고, 내 시간을 찾아주지 않을 수 있다. 우리의 세상은 이미 너무 바쁘고, 충분히 삭막해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모처럼 판타지소설의 주인공이 아니다. 세상 모두를 구해낼 힘이나 운 같은 건 없다. 그렇지만, 나 하나의 삶 정도는 지킬 수 있고,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내 이야기를 가장 귀기울여 들어줘야 하는 것은 바로 나다. 하루동안의 내 삶이 어땠는가를 관심을 쏟아 정성으로 살피고, 나에게 행복을 주는 일들은 무엇인지를 스스로 알아내어 행동하고, 그렇게 작은 기쁨들로 하루를 가득 채우는 것. 우리는 살아가는 원동력을 거기서 얻는다. 모모를 읽으며 우리는 시간을 아낀다는 문장이 얼마나 의미없고 무서운 것인지를 배웠다. 빠른 성공, 빠른 결과가 여러분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결국 행복은 느리고 힘들게 찾아야 하는 것이고, 흘러가는 시간을 그저 흘려만 보내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여러분의 시간에 집중하라. 조급하게 걷다가는 넘어지고, 길을 잃고, 헤매게 될 것이다. 사실 정해진 길은 어디에도 없는데도, 우리는 종종 길을 잃는다. 남들이 주입하는 성공을 잠시 잊고 오로지 나에게 집중한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갈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이 조급해질 때면, 모모를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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