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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책

[엔트로피] 흘러가는 흐름 속에 있는 걸 알았다면

by seolma 2020.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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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인용 문구들은 모두 <엔트로피>-제레미 리프킨(세종연구원)에 나오는 글입니다.)

 

세계가 혼돈 속으로 깊이 빠져들수록 우리는 문제의 근원을 들여다보기를 꺼린다. 그 대신 기술로 몸을 단단히 감싸고 모든 비판을 방어하지만 기술이 우리 주변 환경에서 어떤 일을 저지르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하며, 우리 자신에 대해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는 더더욱 모른다. (113쪽, 제 3부 새로운 역사관의 틀, 기술)

엔트로피_제레미 리프킨

  엔트로피는 물리법칙이다. 하지만 물리를 모르는 사람도 단번에 이해할 만큼 간단하고 기본적이다. 엔트로피는 유용한 에너지가 무용한 형태로 바뀌는 정도를 측정하는 척도이다. 무궁한 쓸모를 가진 나무가, 잘라서 불에 태운 후에는 쓸모없는 재가 되는 것. 이것이 엔트로피 법칙이다. 

엔트로피 법칙(열역학 제 2법칙): 우주 안의 모든 것은 일정한 구조와 가치로 시작해서 무질서한 혼돈과 낭비의 상태로 나아가며, 이 방향을 거꾸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20쪽)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러워지는 방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무질서를 향해 나아간다. 우리의 방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히 더러워지는 것 역시 엔트로피 법칙에 따른 것이다.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그러하다. 무질서를 향해 나아가는 모든 반응들은 자발적이며, 에너지가 들지 않는다. 방을 치우는 데는 힘이 들지만, 시간이 지나 방이 더러워지는 것에는 힘이 들지 않는 것처럼. 엔트로피 법칙은 정의나 규율 같은 것이 아니다. 인류가 모여서 법을 만들고, 사회적인 도덕을 정의하고, 선과 악을 구분짓는 것처럼 우리가 원한다면 채택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거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은 중력을 거스를 수 있는가? 나이가 들어 노화하는 세포들의 시간을 거꾸로 감을 수 있는가? 엔트로피 법칙이란 그런 것이다. 

 

  과거 나무를 베어 불을 떼던 인류는 나무가 고갈되자 다른 원료를 찾아야만 했다. 그것은 석탄이 되었다가, 석탄이 고갈되고는 석유였다가, 현재는 다양한 자원들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끝없이 줄어드는 유용한 에너지들을 무한정 소비할 수는 없다. 무한한 에너지의 형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은 점점 줄어들고, 늘어나는 인류는 더욱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더 빠른 속도로 기술을 진보시켜서 그 간극을 메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기술의 더 빠른 진보는 더 가속화된 엔트로피 증가만을 낳을 뿐이다. 기술은 결코 에너지를 창조하지 않고 '단지 기존의 유용한 에너지를 소비할 뿐'이므로.

"이 쳇바퀴에서 기술자들은 같은 곳에 머물기 위해 더욱 빨리 달려야 한다. 그러나 다람쥐 쳇바퀴와 달리 인간 쳇바퀴에서는 빨리 달릴수록 더욱 뒤떨어진다. 해결책처럼 보이는 것은 결국 문제를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117쪽)

  마침내 우리는 궁금할 수 밖에 없다. 줄어드는 에너지와 혼란스러워져 가는 세상 속에서, 도대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우리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것은 사물을 포함한 모든 것들의 관심사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행위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329쪽)

 

 

  책은 과학이 아닌 인문학으로 그 답을 설명한다. 우리 세대에서 인류의 종말을 맞고 싶지 않다면, 마땅히 우리가 소비하는 에너지를 인지하고 책임을 지라고. 우리가 에너지를 많이 소비할수록, 우리 뒤에 올 생명에게 남겨질 에너지는 줄어드므로. 개인으로 존재하는 우리는 곧 하나의 집단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남겨진 자원을 최대한 보전하고, 과학과 기술이 우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버리고 우리의 행위의 책임을 인식하라는 것이다. 

  이것이 <엔트로피>에서 제시하는 해결책이다.

 


 

유리 구슬로 미래를 볼 수 있었다면 인류의 역사가 지금과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인류의 기원 이전에도 우주는 존재했다. 그리고 인류가 멸종한 후에도, 우주는 그대로 존재할 것이다. 무구한 인류의 역사 내내, 인류는 늘 미래를 궁금해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미래를 알아내려고 애썼다. 하지만 이제 인류와 인류가 사는 지구가 거대한 우주의 일부분임을 알게 된 우리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우리의 미래를 예측해볼 수 있다. 우주를 움직이는 단 하나의 법칙인 엔트로피 법칙을 통해서. 

 

엔트로피 법칙은 아주 아름다운 것이다. 이 법칙을 통해 우리는 우주를 지배하는 달콤하고도 씁쓸한 최고의 원리를 이해하게 되며, 우리의 궁극적인 운명을 알게 된다. 동시에 이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확신도 얻는다.(328쪽, 제 6부 새로운 세계관, 절망에서 희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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