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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책

[사랑해 오브리] 가족의 죽음을 잊는 법

by seolma 2020.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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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책 : 바깥은 여름in-mybookshelf.tistory.com/32

 

[바깥은 여름] 죽음 후에 남겨진 사람들

입동 / 007 & 노찬성과 에반 / 039 우리의 곁에는 언제나 죽음이 도사리고 있다. 그 죽음은 우리를, 우리 곁의 친구를, 연인을, 부모를, 자식을 노린다. 죽은 것의 곁에는 슬픔이 남는다. 그 슬픔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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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Aubrey

 

 

이 책은 교통사고로 아빠와 동생을 잃고, 엄마마저 집을 떠난 오브리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책이 단지 슬프기만 한 책은 아니다. 오브리는 가족이 모두 떠난 집에서 홀로 지내다가, 소식이 없자 찾아온 할머니의 손을 잡고 집을 떠난다. 

새로운 동네 새로운 집에서, 오브리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물론 계속해서 의문은 남아 있다. 엄마는 왜 날 버리고 떠났을까.

 

할머니가 해주시는 맛있고 건강한 음식들을 먹고, 토마토에 물을 주고, 옆집 브리짓과 어울려 놀고, 금붕어 새미를 바라보면 오브리의 하루는 금방 지나간다. 
실제로 많은 순간을 오브리는 평범한 십대 아이처럼 보낸다.

하지만 아픈 순간들은 시시때때로 찾아온다. 브리짓과 술래잡기를 하는 도중에, 할머니가 시킨 옷들을 치우는 도중에, 학교 상담원과 상담을 하다가, 혹은 동생의 상상 친구에게 편지를 보내다가. 
오브리는 울거나 토해내고, 브리짓과 할머니와 선생님은 그런 오브리 곁에 있는다.

오브리는 그렇게 나아진다. 하지만 오브리는 아직,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할머니가 엄마의 위치를 찾아내고 나서도 엄마는 오브리를 찾아오지 않는다. 

어쩌면 오브리에게 가장 큰 상처는 아빠와 동생의 죽음보다도, 살아있는 엄마가 자신을 떠나는 선택을 했다는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마침내 엄마도 돌아오고, 오브리가 엄마가 왜 떠나있어야 했는지를 다 받아들이진 못해도 이해는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엄마는 자신을 따라 새로운 동네에 가서 살자고 말한다. 오브리는 거의 설득될 뻔 하지만, 결국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해낸다. 오브리는 할머니와 브리짓 곁에 더 살겠다고 말하며, 준비가 된 후 다시 만나자는 편지를 엄마에게 쓴다. 

 

 

 

 

이 책의 제목은 사실 흔히 편지의 끝에 쓰는 Love, 이름을 오역한 것이다. 의도가 있는 오역이겠지만 직역하자면 사랑을 담아, 오브리가. 정도가 되겠다.

책 제목이 편지의 끝인사말인건, 이 책의 중심 내용은 오브리가 동생의 상상의 친구 질리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브리는 할머니와 떠나며 원래의 집에 많은 것들을 두고 왔다. 가령 부엌 테이블에 올려둔 가족사진과 좋아하던 취미들, 아빠와의 추억, 그리고 동생과 함께 놀고 또 싸우던 추억 같은 것들을. 당시에는 그것들을 떠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겠지만, 오브리는 남겨두고 온 것들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한다. 


"깜빡 잊고..."
"뭘 잊었는데?"
"아무것도 아니에요."
"무엇이든 잃어버린 건 나중에 다시 찾을 수 있어."
과연 그럴까. 나는 의심스러웠다.

 

오브리가 질리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하는 이유는 바로 그 남겨진 것들에게 오브리가 말을 걸고 싶었기 때문이다. 질문하고, 답을 듣고, 다시 사고 이전의 평화를 되찾고 싶었기 때문에. 하지만 시간은 결코 거꾸로 돌아가지 않는다.(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엔트로피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참고: 이 블로그에 엔트로피 책 소개가 있음.) 오브리는 마침내 가족의 실종을 인정한다. 그래서 오브리는 동생 사바나에게, 아빠에게,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편지를 쓴다. 

 

 

 

 

오브리는 한 편의 책 안에서 눈부시게 성장한다. 가족을 모두 잃고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하던 어린 아이는 어떤 선택이 자신의 삶을 더 행복하게 할지를 결정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가족을 잃었지만, 그 결과로 오브리는 남들보다 일찍 자신의 삶을 결정하는 능력을 얻었다. 

우리도 언젠가는 가족을 잃게 될 것이다. 그 순간에 이 책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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