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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책34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신은 죽었다 그리고 인간의 삶이 남았다 니체와 이 책에 나오는 '신은 죽었다'라는 구절은 굉장히 유명하다. 단지 그 구절만 들어봤던 나는 이 긴 제목을 가진 책이 도대체 어떤 내용일지가 궁금했다. 그리고 예상한 만큼, 책은 호락호락하게 제 내용을 알려주지 않았다. 책은 굉장히 복잡하고, 길고, 정돈되었다기보다는 어지럽다. 마치 화난 사람이 쓴 글처럼. 하지만 읽고 나니 니체가 왜 화가 났는지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누군가를 교화시키려는 목적을 가진 이들은 대부분 화가 나 있다. 세상의 부조리에 진절머리가 났기 때문이다. 현대의 철학자라고 불리는 니체가 쓴 글치고는 중세적이고 전통적이어 보이는 책의 분위기와 '차라투스트라'는 오히려 그렇기에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새로운 시대는 언제나 과거를 탈피함으로써 시작되기 때문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 2020. 7. 22.
[아가미] 삶에 숨막혀 본 이만이 알 수 있는 아름다움 어쩌면 세상은 그 자체로 바닥없는 물이기도 하고 살다가 보면 가끔 앞날이 없는 것처럼 막막하고 불행한 순간들이 찾아온다. 꼽아보면 세상 어디든 흔히 있는 일이었고, 그것이 한 사람에게 연쇄적으로 닥쳐오는 일도 그리 드물지 않았으며 한 가지 불행은 철저하게 다른 연속된 고통의 원인이나 빌미가 되기 마련이었다. 대개 그런 일들은 또 다른 불행을 불러들이며, 그렇게 불행하진 인간은 때로 다시 일어설 힘을 잃는다. 아이의 아버지가 그런 사람이었다. 삶에 치이고 쫓겨 마침내 가장자리까지 밀려난 아이의 아버지는 모든 힘을 잃고 수증기 가득한 밤 호수에 빠져버리고 만다. 자신이 없다면 어떤 미래도 없을 아이도 함께 안은 채. 하지만 아이는 아버지의 절망보다 간절하게 살고 싶었던 모양인지 운 좋게 한 노인과 손자에게 .. 2020. 7. 15.
[야간비행-앙투안 드 생텍쥐베리] 죽음보다 가치 있는 어떤 것 목표는 어쩌면 아무 것도 정당화하지 못한다. 하지만 행동은 우리를 구원해준다. ... 오직, 전진하는 시간만이 중요하다. 이 책은 세계 최초로 야간비행을 시도하는 책임자 리비에르와, 그의 밑에서 실제로 목숨을 걸고 야간비행을 해내는 비행사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리비에르는 모두가 반대하는 야간비행을 유일하게 지지하는 사람으로, 인간적인 교류와 칭찬보다는 깐깐한 감독과 날카로운 지적이 비행사들의 무사귀환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 사람이다. '까다롭게 굴면 사고가 줄어든다' 그는 그렇게 외로이 이 일을 진행해왔고, 자신의 명령에 따라 육지를 떠나 위험천만한 하늘로 날아가는 비행사들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일에 확신과 애정을 가지고 일한다. 다리를 이용할 그 어떤 농부도 인근의 다른 .. 2020. 7. 13.
[모모] 서두르고 서둘러서 아낀 시간들은 어디로 갈까 in-mybookshelf.tistory.com/14 [모모] 책 속의 문장들: 모모와 베포 진정으로 귀를 기울여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줄 줄 아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모모는 어리석은 사람이 갑자기 아주 사려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끔 귀기울여 들을 줄 알았다.(23쪽) 마치 망가진 �� in-mybookshelf.tistory.com '모모'의 주인공인 모모는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줄 줄 아는 사람이었다. 모모의 친구들-기기와 베포-은 그런 모모의 곁에서 누군가 자신의 말을 온 마음을 다해 들어주는 것의 기쁨을 배웠고,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아이들은 모모와 함께 한다면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게 노는 법을 익힐 수 있었고, 상상과 협력의 즐거움을 알아나갔다. 어느 날 도시에.. 2020. 7. 10.
[이것은 미술이 아니다] 현대미술이 미술같지 않게 느껴지는 당신을 위해 미술이란 무엇인가? 미술에 대해 생각해보면 우리의 머릿속에는 다양한 이미지들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가령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에 그려진 천지창조라든가,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여러 조각상들, 아니면 하다못해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인 모나리자라도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표지마저도 예술적인 이 책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미술이 아니라고 말한다. 내가 이 작품은 미술이 아니었다고 말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2쪽) 미술이란 근대의 발명품이다. 근대 이전에는 미술이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근대 이전에 만들어진 그 모든 것들을 보면서 우리는 미술이란 이름을 붙이지만, 사실 그것들은 미술이 아니었다. 우리의 현재 문화에 의해 '차용'되어 미술로 변형된 것이다. 현재 우리의 미술이란 미술관에.. 2020. 7. 6.
[모모] 책 속의 문장들: 모모와 베포 진정으로 귀를 기울여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줄 줄 아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모모는 어리석은 사람이 갑자기 아주 사려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끔 귀기울여 들을 줄 알았다.(23쪽) 마치 망가진 냄비처럼 언제라도 다른 사람으로 대치될 수 있는 그저 그런 수백만의 평범한 사람 가운데 한 사람에 불과하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모모를 찾아와 속마음을 털어 놓았다. 그러면 그 사람은 말을 하는 중에 벌써 어느새 자기가 근본적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와 같은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나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이 세상에서 소중한 존재다. 이런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었다.(24쪽) 도로 청소부 베포 사람들은 도로 청소부 베포가 머리.. 2020.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