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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시 모음집24

[짝사랑 시 모음] 길고 긴 외길을 걷는 그대에게 슬픈 외사랑을 진행중인 모든 분들께, 이 시들을 드립니다. 위안은 되지 못해도 한 번 시원하게 우시기를. 내가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유안진 내 청춘의 가지 끝에 나부끼는 그리움을 모아 태우면 어떤 냄새가 날까 바람이 할퀴고 간 사막처럼 침묵하는 내 가슴은 낡은 거문고 줄 같은 그대 그리움이 오늘도 이별의 옷자락에 얼룩지는데 애정의 그물로도 가둘 수 없었던 사람아 때없이 밀려오는 이별을 이렇듯 앞에 놓고 내가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그대를 안을 수 있나 내가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그대 사랑을 내 것이라 할 수 있나 이런시 이상 내 한 평생(平生)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차례에 못 올 사랑인줄은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다.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일부)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 2020. 9. 28.
[바다시 모음] 보듬아주며 휘몰아치는 바다, 바다로 가자 바다가 그리워 존 메이스 필드 내 다시 바다로 가리 그 외로운 바다와 하늘로 가리 큼직한 배 한 척과 지향할 별 한 떨기 있으면 그뿐 박차고 가는 바퀴, 바람의 노래 흔들리는 흰 돛대와 물에 어린 회색 안개 동트는 새벽이면 그 뿐이니. 내 다시 바다로 가리 달리는 물결이 날 부르는 소리 거역하지 못할, 거칠고 맑은 부름 흰 구름 나부끼며 바람 부는 하루와 흩날리는 눈보라 휘날리는 거품과 울어대는 갈매기 있으면 그 뿐이니 내 다시 바다로 가리 정처없는 집시처럼 갈매기 날고 고래가 헤엄치는 칼날같은 바람 부는 바다로 친구 녀석들이 지껄이는 신나는 이야기와 오랜 일에 끝에 오는 기분 좋은 잠과 달콤한 꿈 있으면 그뿐이니 파도의 말 이해인 울고 싶어도 못 우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 줄게 마음 놓고 울어 줄.. 2020. 9. 23.
[시 구절 모음] 흐리게 아린 문장들 사무치는 것은 봄으로 온다 너는 그렇게만 알아라 _이병률, 음력 삼월의 눈 가끔 네 꿈을 꾼다 전에는 꿈이라도 꿈인 줄 모르겠더니 이제는 너를 보면 아, 꿈이로구나 알아챈다 _황인숙, 꿈 네가 어디서 몇 만번의 생을 살았든 어디서 왔는지도 묻지 않을게 _신지혜, 천년동안 고백하다 낯선 그대와 만날 때 그대와 나는 왜 숲이 아닌가_정희성, 숲 전화기를 끄고 숨을 참는다 때를 놓친 사랑은 재난일 뿐이다_전윤호, 수몰지구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_오르텅스 블루, 사막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메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_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사람이 새와 함께 하는 법은 새장에 새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마당에 .. 2020. 9. 21.
[사랑시 모음집2] 애달프고 또 애달프지만 이내 가고야 마는 in-mybookshelf.tistory.com/26 [삶/사랑 관련 시 모음] 사랑하며 사노라면 즐거운 편지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in-mybookshelf.tistory.com in-mybookshelf.tistory.com/41 [봉숭아 시] 터져나가는 붉은 약속에 대하여 봉숭아 이해인 한여름 내내 태양을 업고 너만 생각했다 이별도 간절한 기도임을 처음 알았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잊어야 할까 내가 너의 마음 진하게 물들일 수 있다면 네 혼에 불을 놓 in-mybookshelf.tistory.com 수몰지구 전윤호 자꾸 네게 흐르는 마음을 깨닫고 .. 2020. 9. 16.
[자화상] 제목이 같은 시 5편 자화상 :자기가 그린 자기의 초상화 자화상 오세영 전신이 검은 까마귀, 까마귀는 까치와 다르다 마른 가지 끝에 높이 앉아 먼 설원을 굽어보는 저 형형한 눈, 고독한 이마 그리고 날카로운 부리. 얼어붙은 지상에는 그 어디에도 낟알 한 톨 보이지 않지만 그대 차라리 눈밭을 뒤지다 굶어죽을지언정 결코 까치처럼 인가人家의 안마당을 넘보진 않는다. 검을 테면 철저하게 검어라. 단 한 개의 깃털도 남기지 말고...... 겨울 되자 온 세상 수북이 눈을 내려 저마다 하얗게 하얗게 분장하지만 나는 빈 가지 끝에 홀로 앉아 말없이 먼 지평선을 응시하는 한 마리 검은 까마귀가 되리라. 자화상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 2020. 9. 14.
[봉숭아 시] 터져나가는 붉은 약속에 대하여 봉숭아 이해인 한여름 내내 태양을 업고 너만 생각했다 이별도 간절한 기도임을 처음 알았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잊어야 할까 내가 너의 마음 진하게 물들일 수 있다면 네 혼에 불을 놓는 꽃잎일 수 있다면 나는 숨어서도 눈부시게 행복한 거다 꽃 안도현 누가 나에게 꽃이 되지 않겠느냐 묻는다면 나는 선뜻 봉숭아꽃 되겠다 말하겠다 꽃이 되려면 그러나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겠지 꽃봉오리가 맺힐때까지 처음에는 이파리부터 하나씩 하나씩 세상 속으로 내밀어 보는 거야 햇빛이 좋으면 햇빛을 끌어당기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흔들어보고 폭풍우 몰아치는 밤도 오겠지 그 밤에는 세상하고 꼭 어깨를 걸아야 해 사랑은 가슴이 시리도록 뜨거운 것이라고 내가 나에게 자꿈 할해주는 거야 그 어느 아침에 누군가 아, 봉숭아꽃 피었네 .. 2020.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