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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 힘을 주는 시 모음] 내가 나를 먼저 포기하지 않는다면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폐허 이 후 도종환 사막에서도 저를 버리지 않는 풀들이 있고 모든 것이 불타버린 숲에서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믿는 나무가 있다 화산재에 덮이고 용암에 녹은 산기슭에도 살아서 재를 털며 돌아오는 벌레와 짐승이 있다 내가 나를 버리면 거기 아무도 없지만 내가 나를 먼저 포기하.. 2020. 7. 20.
[바다/고래/파도 관련 시 모음] 바다에는 고래가 살고, 나비가 날고, 나는 그들에게서 내 삶을 본다 고래의 꿈 송찬호 나는 늘 고래의 꿈을 꾼다 언젠가 고래를 만나면 그에게 줄 물을 내뿜는 작은 화분 하나도 키우고 있다 깊은 밤 나는 심해의 고래방송국에 주파수를 맞추고 그들이 동료를 부르거나 먹이를 찾을 때 노래하는 길고 아름다운 허밍에 귀 기울이곤 한다 맑은 날이면 아득히 망원경 코끝까지 걸어가 수평선 너머 고래의 항로를 지켜보기도 한다 누군가는 이런 말을 한다 고래는 사라져버렸어 그런 커다란 꿈은 이미 존재하지도 않아 하지만 나는 바다의 목로에 앉아 여전히 고래의 이야길 듣는다 해마들이 진주의 계곡을 발견했대 농게 가족이 새 뻘집으로 이사를 한다더군 봐, 화분에서 분수가 벌써 이만큼 자랐는걸…… 내게는 아직 많은 날들이 있다 내일은 5마력의 동력을 배에 더 얹어야겠다 깨진 파도의 유리창을 갈아 끼워.. 2020. 7. 17.
[아가미] 삶에 숨막혀 본 이만이 알 수 있는 아름다움 어쩌면 세상은 그 자체로 바닥없는 물이기도 하고 살다가 보면 가끔 앞날이 없는 것처럼 막막하고 불행한 순간들이 찾아온다. 꼽아보면 세상 어디든 흔히 있는 일이었고, 그것이 한 사람에게 연쇄적으로 닥쳐오는 일도 그리 드물지 않았으며 한 가지 불행은 철저하게 다른 연속된 고통의 원인이나 빌미가 되기 마련이었다. 대개 그런 일들은 또 다른 불행을 불러들이며, 그렇게 불행하진 인간은 때로 다시 일어설 힘을 잃는다. 아이의 아버지가 그런 사람이었다. 삶에 치이고 쫓겨 마침내 가장자리까지 밀려난 아이의 아버지는 모든 힘을 잃고 수증기 가득한 밤 호수에 빠져버리고 만다. 자신이 없다면 어떤 미래도 없을 아이도 함께 안은 채. 하지만 아이는 아버지의 절망보다 간절하게 살고 싶었던 모양인지 운 좋게 한 노인과 손자에게 .. 2020. 7. 15.
[야간비행-앙투안 드 생텍쥐베리] 죽음보다 가치 있는 어떤 것 목표는 어쩌면 아무 것도 정당화하지 못한다. 하지만 행동은 우리를 구원해준다. ... 오직, 전진하는 시간만이 중요하다. 이 책은 세계 최초로 야간비행을 시도하는 책임자 리비에르와, 그의 밑에서 실제로 목숨을 걸고 야간비행을 해내는 비행사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리비에르는 모두가 반대하는 야간비행을 유일하게 지지하는 사람으로, 인간적인 교류와 칭찬보다는 깐깐한 감독과 날카로운 지적이 비행사들의 무사귀환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 사람이다. '까다롭게 굴면 사고가 줄어든다' 그는 그렇게 외로이 이 일을 진행해왔고, 자신의 명령에 따라 육지를 떠나 위험천만한 하늘로 날아가는 비행사들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일에 확신과 애정을 가지고 일한다. 다리를 이용할 그 어떤 농부도 인근의 다른 .. 2020. 7. 13.
[모모] 서두르고 서둘러서 아낀 시간들은 어디로 갈까 in-mybookshelf.tistory.com/14 [모모] 책 속의 문장들: 모모와 베포 진정으로 귀를 기울여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줄 줄 아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모모는 어리석은 사람이 갑자기 아주 사려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끔 귀기울여 들을 줄 알았다.(23쪽) 마치 망가진 �� in-mybookshelf.tistory.com '모모'의 주인공인 모모는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줄 줄 아는 사람이었다. 모모의 친구들-기기와 베포-은 그런 모모의 곁에서 누군가 자신의 말을 온 마음을 다해 들어주는 것의 기쁨을 배웠고,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아이들은 모모와 함께 한다면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게 노는 법을 익힐 수 있었고, 상상과 협력의 즐거움을 알아나갔다. 어느 날 도시에.. 2020. 7. 10.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책 추천] 가치를 얻기 위한 책들 고등학생 쯤 되면 재미있는 책보다는 유익하고 전공과 미래에 도움이 되는 책을 읽으라고 닥달받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런 책들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따스함이 어떤 책들에는 존재합니다. 경험과 가치를 전해주면서도, 재미있는 책들을 몇 권 추천합니다. 읽기가 버겁지 않고, 무엇보다 가치있는 삶을 살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고 썼지만 어른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들입니다. 다만 아직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아이들이 읽으면 특히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1.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아사 카터 아메리칸 원주민인 체로키 인디언들의 전통적인 삶과 현대화되고 백인 중심적인 삶 사이 가치관의 충돌과 그 사이에서 중심을 잡으며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책. 주인공이 자연 속에서 사랑받으며 .. 2020. 7. 8.